작성자: James Park
언제부터인가 팀 켈러 목사님의 새로운 책이 출판되고 번역본이 한국에 소개 되면서 모든 교회와 목회자들이 그 책들을 기다렸다는 듯이 사고, 읽고, 공부하며, 또 실제 사역과 목회현장에서 적용하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그만큼 그분의 책은 언제나 탁월했다. 그분의 책의 내용 구석구석을 자세하게 읽어내려 갈 때면 그 섬세하고 디테일한 표현들에 감탄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아직도 처음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고 내 삶에 엄청난 인사이트를 주었던 한 문장을 잊을 수가 없다. 그 책에 기록된 팀 켈러 목사님의 한 문장이 나의 전체 인생을 흔들어 놓아 변혁시켰기 때문이고, 아직도 그 문장 그대로 살아가려고 애쓰게 만든다.
“마태복음 6장 1-2절에서 보듯, 성경에서는 가난한 이들에게
값없이 베푸는 행위를 ‘의로운 일’이라고 일컫는다. 그렇다면 후
하게 베풀지 않는 태도는 ‘인색’이 아니라 ‘불의’라고 불러야 한
다. 하나님의 법을 거스르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소름 끼치는 내용이다. 우리는 너무도 쉽게 불의한 행동을 인색이라는 적당한 단어로 순화시킨다. 옵션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가르치시는 성경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적당한 우리만의 언어와 방법으로 전락시킨다. 그래서 복음이 복음의 권위를 잃어버리고 아무런 능력도 없이 허공에서 맴돌게 만들기도 한다. 복음을 전하는 설교자에 따라 복음의 내용은 얼마든지 변질되고 자기 중심적이고 자기 기만적인 적용으로 탈바꿈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죄가 인색함 정도가 되고, 심판과 징계가 무효가 되 버리는 그런 시대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나는 저 책의 내용을 통해서 내 인생 전체가 변화되었다. 인색이 아니라 불의라고 올바르게 선포하고 가르쳤던 팀 켈러 목사님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온전하게 복음으로 이끌어가도록 만들었다.
이제 우리는 목회자로서 ‘팀 켈러의 설교’라는 책을 통해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가 조금의 변질이나 조작 없이 복음적이고 성경적으로 듣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 그대로 전달 될 수 있도록 진짜 복음과 그럴듯한 복음(가짜 복음) 사이에서 치열하게 싸워나가야 할 의무와 책임을 가지고 있다. 이 저서는 모든 설교자들이 필수적으로 읽어야 하는 그리스도 중심 설교에 관한 완벽한 매뉴얼 이자 입문서 이다. 그러나 이 책이 읽는 모든 목회자들에게 혹여나 우상이 될까 두렵다. 왜냐하면 나 또한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마치 미래의 목회에 대한 구세주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이 책의 내용으로만 목회를 적용한다면 안 될 것이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실제 나의 목회는 세상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결과적으로 완전히 실패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의해야 한다. 아무리 탁월하게 준비된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도 성령님의 역사가 없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래서 목회자는 이 책을 읽고 적용할 때 두렵고 떨리는 마음과 경계심을 가지고 해야 하며, 설교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다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의 설교와 목회를 이끌어 가심을 깨달아야 한다.
저자는 총 7개의 챕터로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에 대해서 설명한다. 그는 대체할 수 없는 분명한 설교만의 사명이 있음을 강조한다. 물론, 설교가 교회 사역의 전부는 아니며, 설교를 듣는 것만으로 사람이 순식간에 변하거나 예수님을 닮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 그럼에도 설교라는 공적인 사역은 교회 안에서 가장 중요하며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없음을 말한다. 그래서 저자는 설교자가 위대한 설교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도, 제스처, 재미와 즐거움, 그리스도 중심의 완벽한 설교 조차도 성령님의 역사에 달려있음을 분명히 한다. 아마도 설교자 자신의 탁월함에 심취하는 종교적 만족을 경계하도록 하는 것 같다.
이 책의 분명한 메인 포인트는 ‘모든 성경에서 그리스도를 설교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가 드러나지 않는 설교는 복음이 빠져버린 강연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즉 주인공이 드러나지 않는 설교는 절대적으로 지양해야 함을 경계하고 있다. 저자는 챕터 1~3 내용을 통해서 먼저는 강해설교를 통해 성경말씀을 설교해야 함을 강조한다. 확고하고 탄탄한 강해설교를 통해 권위 있는 본문을 공부하며 그 본문에서 드러나는 그리스도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겼다. 또한 매번 복음을 설교하며 그리스도가 없는 설교는 인간으로 하여금 스스로 구원할 수 있다는 종교적 포인트 적립의 행위를 부추길 뿐이라 생각했다. 특별히 율법주의와 반율법주의를 설명하며 이 두가지 모두 오직 복음으로만 치유할 수 있음을 언급한다. 즉 모든 본문이 그리스도와 구원의 복음을 어떻게 가리키고 있는지 보여주어야 함을 가르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챕터 3의 내용은 이 책의 목적이자 주제와도 같은 모든 성경에서 그리스도를 설교해야 한다고 말한다. 설교자는 어떻게 해서든지 성경 본문에 숨겨져 있는 예수 그리스도를 찾아내어 드러내야 한다. 복음도 구원도 예수 그리스도가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읽었던 마이클 호튼 목사님의 책 ‘그리스도 없는 기독교’라는 책의 내용을 언급하고 싶다. 이 책에서는 그리스도 없는 설교, 그리고 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심각성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제자도, 영적 훈련, 삶의 변혁, 문화 변혁, 관계, 결혼과 가정, 스트레스, 영적 은사. 물질의 은사, 급진적인 회심 경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만 육체를 입고 다시 오시는 그리스도와는 별 관계가 없고 신문의 머리기사와 성경구절들을 맞춰 보는 일로 끝나기 일쑤인 종말론, 그리고 신앙의 힘으로 중요한 난관들을 극복한 이야기 등이 눈만 뜨면 나오는 말들이다. 이것들이 오늘날 우리가 꾸준히 먹고 있는 음식이다. 이것들은 그리스도와 그리스도가 하신 사역이 아니라 우리와 우리의 일을 다루기 때문에 반드시 우리를 기진맥진하게 만들 것이다.”
다음으로 팀 켈러 목사는 4~6 챕터를 통해서 설교자가 어떤 구체적은 방법과 상황들을 고려하여 설교해야 하는지 나열한다. Text 가 어떤 Context 에 알맞게 끼워 맞춰 지기를 원했던 것이다. 그 이유는 듣는 이들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선포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먼저는 우리가 몸담고 있는 문화 속으로 그리스도를 설교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저마다 가진 문화적 기준을 통해서 설교를 듣고 복음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화적 상황화가 지나쳐서 복음의 내용이 타협되거나 축소되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결국 문화를 통해 일하시는 역사는 그리스도의 온전한 선포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설교자가 시대정신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더 이상 정의 내릴 수 없는 저마다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그 저마다의 기준 속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상들과 나름의 신념들이 생겨났다. 그런 시대를 향해 복음이 주는 유익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설교자들의 사명인 것이다. 챕터 6 에서는 마음에 닿게 그리스도를 설교해야 함을 말한다. 설교의 상황화가 올바르게 이어지면 청중이 반드시 변한다는 것이다. 탁월하고 완벽하게 준비된 설교도 청중의 마음에 스며들지 못하면 따분하고 지루한 잔소리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설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듣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하나님보다 다른 무언가를 더 신뢰하거나 사랑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임을 강조한다.
마지막 챕터 7은 이 책의 하이라이트이자 결론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단순히 더 탁월한 설교를 하기 위해 이 책을 공부하는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그것은 우리가 설교자로서 우리의 삶과 인격에 성령의 충만함이 임해야 함을 저자가 강조하기 때문이다. 설교보다 설교자로서의 삶을 더욱 힘써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설교가 들리게 하시는 분은 설교의 내용이나 설교자의 탁월함이 아닌, 성령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성령 하나님의 책임으로 떠넘길 수는 없다. 설교는 설교자의 삶과 인격을 통해서 전달되기 때문이다. 결국 청중들은 설교자의 삶을 본다. 성령이 설교자들 안에 임하고, 설교자들을 통해 일하고 계심을 청중이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설교를 준비함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를 상기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절박함 속에서 우리의 설교를 성령께서 이끌어 가시도록 내어드리게 된다. 분명한 것은 우리의 설교는 나에 관한 이야기나 내가 드러나는 도구가 아니다. 우리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며, 그것은 모두 그리스도에 관한 이야기이다. 결국 설교의 성패가 우리에게 있지 않고 하나님에게 있다는 것임을 믿고 신뢰해야 한다.
나는 목회자로서 설교에 대한 완벽한 방법론을 이 책을 통해서 배우게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성령의 역사가 없다면, 이 모든 설교에 대한 공부와 전략, 그리고 상황화 등은 더 탁월하고 대단한 설교를 추구하는 세속적인 혹은 종교적인 산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된다. 다시 말해 하나님이 일하시지 않으면 우리가 어떤 탁월한 설교를 해도 단 한 사람도 복음을 받아들이거나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이다. 반대로 우리의 설교가 엉망 이어도(물론 엉망으로 준비하면 안된다), 성령님이 일하시면 모든 사람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회심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런 진실이 때로는 목회자의 삶에 허무함과 절망을 가져올 때가 있다. 결국, 설교자는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고 최고의 설교를 성도들에게 선포하도록 엄청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복음의 역사는 성령님께 온전히 맡겨드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때로 실망하고 좌절하게 될 것이다. 또 반대로 너무 신이 나서 교만해질 수 있게 된다. 결과에 상관없이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께서 일하신다는 신뢰를 가지고 설교를 하고 사역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하나님은 언제나 신실 하시기 때문이다.
팀 켈러 목사님의 책을 정말 많이 읽었다. 그분이 실제로 하셨던 목회 현장과 그 가운데 깨달은 경험을 토대로 기록된 많은 책들은 너무도 탁월한 내용들이 가득했다. 그러나 만약, 팀 켈러 목사님이 뉴욕 맨하탄에 수 천명이 모이는 큰 교회의 성공한 담임목사가 아니었다면, 과연 팀켈러 목사님의 책을 누가 주목해서 보기라도 했을까? 결국 목회적인 성공이 그 이후에 집필되는 책에 대한 관심도와 인기가 높아지도록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반드시 돌아보아야 한다. 만약, 팀 켈러 목사님이 시골에서 10명도 안 되는 사람들과 30년간 목회를 하면서 이런 책들을 출판했다면 누가 관심이나 가졌을까? 아마 한국어로 번역 출판 되지도 않아서 우리는 그 분의 존재 조차 몰랐을 수도 있을 것이다. 괜히 부정적인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니다 번영 주의가 가득한 시대에 왜 우리가 팀 켈러 목사님의 책을 읽고 그것을 우리의 설교의 가이드로 선택했는지 점검 해보자는 의미이다.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 너무도 중요하다.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 번 힘을 얻게 된다. 그러나 여전히 나에게는 이 책에 대한 불신만 가득하다. 아니 절망만 남아있다. 어차피 안될 것이라는 생각이 아니 팩트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전 세계 교회는 쇠퇴하고 있고, 미국 교회와 한국 교회는 그 수명이 오래 남아있지 않음을 모두가 알고 느끼고 있다. 차세대와 청년들은 교회를 떠나고 교회는 노인정으로 전락한지 오래이다.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를 통해서 비신자가 복음을 받아들여 회심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다른 교회에서 실망하고 떠나온 사람들이 비어있는 자리를 채우는 식의 목회와 사역은 그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목회자로서 또 설교자로서 ‘팀 켈러의 설교’라는 책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설교의 불씨가 살아나게 되기를 소원한다. 다시 한 번 이 책이 설교자들의 우상이 되지 않기를 기도한다. 하나님 앞에서 겸손함과 경외하는 마음과 태도를 가지고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를 할 때, 우리의 절박함과 의존성이 성령 하나님의 일하심과 만나 극도의 효과를 발휘하게 되기를 기도한다. 무엇보다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이 설교를 통해서 회심하게 되는 놀라운 일들을 목도하게 되기를 소망한다.
이 책이 우리에게 목회적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절망감을 안겨줄지, 아니면 우리 스스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감 속에 성령님의 일하심을 온전히 의지하는 설교자로 성장하게 될지는 여전히 우리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분명한 것은 어느 방향성이나 모두 겪어야 하는 필수적인 길이라 생각이 된다. 그리고 그 길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함께 걸어 주실 것이다.